쓰기의 말들: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

🔖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'감동'해야만 하는 것이다. 무관심과 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이다. _한나 아렌트

🔖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인생의 무기력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죠. _김영하

🔖 결핍은 결점이 아니다. 가능성이다. 그렇게 생각하면 세계는 불완전한 그대로, 불완전하기 때문에 풍요롭다고 여기게 된다. _고레에다 히로카즈


🔖 고통은 창작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만, 상실을 체험한다고 다 좋은 작품을 쓰는 건 아니다. 고통에 익사당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작가는 얼마나 많을까 싶다. 그 차이는 뭘까. 오래 안고 가고 싶은 물음이다. 왜 어떤 상실이나 고통은 존재의 몰락을 초래하고, 어떤 결핍은 힘들의 과잉 상태를 낳는가. 개인마다 경제, 계급, 문화 자원 그리고 기질과 성향의 건강이 다르니까 일반화할 수 없을 것이다.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삶을 살펴보면 책이 삶의 거친 파도를 피하는 방파제가 되어 주었다. 고통이 글을 낳았다. 어쩌면 내가 그런 작가에만 끌리는지도 모르겠다. 요즘 내가 머리맡에 두고 읽는 책 <멀고도 가까운>에서 리베카 솔닛은 고백한다. "나는 평생 책을 타고 떠다녔고, 어린 시절에는 내게 친절하지 않은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책으로 만든 탑과 벽을 쌓아 올렸다."